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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뇌'들이 중국으로 모이고 있다. '카이스트 최연소 임용 기록'을 세웠던 송익호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공학부 명예교수가 최근 중국 청두전자과학기술대 통계기초 및 미래지능(SFFI) 연구소 교수로 부임했다. 그는 만 28세에 카이스트 교수로 부임해 37년간 연구를 이어온 대표적 석학이다. 지난해 이기명 전 고등과학원 부원장과 이영희 성균관대 석좌교수 전세대출가능한곳 , 김수봉 전 서울대 교수에 이어 또 한 명의 한국 석학이 중국으로 향한 것이다. 인재들의 '탈(脫)한국'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더 많이 배우기 위해, 더 많은 연봉을 받기 위해 '아메리칸 드림'을 안고 미국으로 향하던 과거와 지금은 다르다. 이제는 중국이 글로벌 인재 마이너스통장 최저금리 들을 빨아들이고 있다. 고급 인재들에게 중국은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연구를 지속할 수 있는 나라, 과학자들의 위상이 높은 나라, 첨단 분야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고 있는 나라로 여겨진다. 인재 정책이 바뀌지 않으면 한국 인재들의 대규모 '엑소더스(대탈출)'는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미국 트럼프 정부의 강경한 비자 정책으로 글로벌 인재 시장에 지각 상환액 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정부가 구상하는 '과학기술 5대 강국' 실현을 위해서는 산업의 추를 움직일 인재 확보가 시급하다는 것이다. 신(新)산업 시대의 흐름을 이끄는 것은 결국 사람이다. 글로벌에서 거센 인재 쟁탈전이 이뤄지는 이유다. 최근 가장 눈에 띄게 인재를 모으는 국가는 중국이다. 중국 최대 인터넷 기업 텐센트는 오픈A 집합명사 I에 근무하던 야오순위 연구원을 1억 위안(약 195억원)에 영입했다. 공격적인 인재 영입 움직임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중국은 2008년부터 '브레인'들을 유치하기 위한 전략 프로그램인 '천인계획(千人計劃)'을 추진했다. 이 명칭은 비공식적으로 폐지됐지만 고급 인재를 유치하기 위한 중국의 움직임은 사실상 계속되고 있다. 이렇게 모은 결혼식 식대 인재들을 바탕으로 중국의 산업 시계는 빠르게 돌아갔다. 한국무역협회는 천인계획과 차세대 AI 발전계획 등 중국의 장기적 정책들이 AI산업의 비약적인 성과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新천인계획 드라이브…인재 쟁탈전 가속화 그리고 지금, 중국은 가장 뛰어난 한국 인재들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중국 싱크탱크인 중국세계화센터(CCG)가 공개한 '글로벌 인재 흐름 2025' 보고서에 따르면, CCG는 '인재의 질' 분야에서 한국을 1위로 꼽았다. 반면 인재가 성장·정착할 수 있는 '인재 환경' 분야에서는 한국을 27위로 평가했다. 보고서는 중국이 한국의 석학과 과학 인재들에게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며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배경을 보여준다. 이미 충분히 많은 인재 풀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더 나은 환경'을 제시하며 고급 인재들을 불러들이는 것이다. CCG는 전체 항목을 종합한 '인재 전체 경쟁력'에서도 한국을 미국에 이어 2위로 평가했다. 한국 연구자들을 끌어당기는 중국의 움직임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반응도 긍정적이다. 중국은 과학자 우대 정책을 펴는 나라로, 우리나라에 비해 과학자들의 위상이 높다. 중국에서는 양원(중국과학원·중국공정원) 원사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최고 과학자 직책인 원사가 되면 평생 차관급 대우를 받을 수 있다.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연구를 지속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실제로 과학기술한림원이 정회원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61.5%가 최근 5년 내 해외 연구기관의 영입 제안을 받았으며, 그중 82.9%가 중국 기관의 제안이었다고 답했다. 석학들을 확보한 중국은 미래 산업을 움직일 청년 과학기술 인재에게도 문을 활짝 연다. 10월부터 유명 대학·연구기관에서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분야 학문을 전공해 학사 학위 이상을 취득하거나, 전문교육과 연구에 종사하는 청년 인재를 대상으로 'K비자'를 발급하기 시작한 것이다. 아직 구체적인 로드맵이 발표되진 않았지만, 기존의 비자보다 입국 횟수나 유효기간, 체류기간 등에서 더 많은 편의를 제공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에 '질적 1위'로 평가한 한국 인재들을 유입하려는 시도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뺏고 뺏기는 인재 전쟁에 불이 붙었지만, 한국은 본격적인 경쟁을 벌이기도 전에 두뇌들을 빼앗기고 있는 형국이다. 인재들이 머무르는 한국의 환경과 조건이 좋지 않다는 점은 해외의 여러 기관이 지적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에 따르면, 해외 고숙련 인재가 느끼는 기업 환경 만족도는 2023년 기준 47위로 조사됐다. 인재 유인 지수는 43위에 그쳤다. 해외 인재들이 느끼는 매력도나 인적자원 확보 경쟁력 순위 등에서 하위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과학기술 인재 유출 방지 및 유치 대책 마련을 위한 태스크포스' 민간위원장을 맡은 경계현 삼성전자 고문은 8월12일 첫 회의에서 "한국에서 키운 젊은 과학자와 기술자가 외국으로 많이 떠난다. 한국은 과학기술인에게 매력적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해외 기관들의 경고…AI 인재 유출도 '빨간불' 실제로 2013년부터 2022년까지 34만 명의 이공계 인력이 해외로 떠났다. 이 중 석·박사급 인력이 9만6000명에 달한다. AI 분야 인재 유출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2020~21년까지만 해도 인재가 더 많이 들어오는 '인재 유입국'이었던 한국은 2023년 이후 '인재 유출국'으로 전환됐다. 인구 1만 명당 0.36명의 인재가 빠져나가고 있다(스탠퍼드대 AI 인덱스 리포트). 독일, 스위스, 미국, 싱가포르, 홍콩 등에 인재가 순유입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한국은 연간 ICT 박사 배출 5위, AI 관련 종사자 수 10위라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지만, AI 인재를 품는 능력은 OECD 38개국 중 35위에 그친다. 인재가 해외로 향하는 이유는 많다. 현직 연구자들은 "단기 실적 중심의 평가 체제로 인해 연구에 집중할 수 없다"고 구조적인 문제를 대표적으로 거론한다. 수직적이고 경직된 조직문화는 젊은 연구자들에게 장애물이 되고, 연공서열에 기반한 승진·보상 체계가 성장 기회를 가로막는다는 토로도 나온다. 보상 문제도 있다. 미국에서 학사 졸업한 과학(엔지니어링·컴퓨터과학·수학 및 자연과학) 인재들은 평균 7만 달러(약 9800만원) 이상의 급여를 받는다. 인문학이나 경영(6만300~6만8000달러)보다 높은 금액이다. 석사는 8만3000달러 이상, 박사는 9만~14만 달러에 달하는 평균 급여를 받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조사에 따르면, 한국 정규직 이공계 연구개발(R&D) 인력 연봉은 박사 기준으로 기업은 4120만원, 공공연구기관은 4400만원에 머물렀다. 유연근무 제도, 조직문화 등에서도 국내 시스템은 미흡하다는 평가다. 업계는 주 52시간 근무제로 성과에 따른 추가 보상이 어려워져 실적 기반 인센티브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한다. 미국은 일부 연구개발직을 초과근무 규제에서 면제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일본도 일부 전문직의 근로시간을 자율적으로 산정한다. 대만 역시 노사 협의를 통해 일정 범위의 초과근무와 수당을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유연한 근로 제도는 TSMC R&D 부서의 연구개발이 쉬지 않고 이뤄지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한국도 특단 정책…美 비자 정책이 기회 될까 신현철 반도체공학회장은 "중국은 R&D 비용을 비롯해 굉장히 다중적이고 두터운 보조금 체계를 갖추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열악한 상황이다. 연봉, 연구비, 연구 환경을 두루 지원하는 국가로 인재들이 향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미국의 경우 실리콘밸리 중소기업에 근무해도 대기업과 비슷한 연봉을 받고, 60세 넘어서까지 근무하는 인재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이나 대만, 미국에서는 이미 대학 교육의 중심추를 대학원으로 옮기고 고도화된 기술을 연구하는 데 방점을 찍고 있다"며 "특히 'S급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 기업에서 그에 맞는 보상을 제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부도 선별적 지원을 병행해 인재가 빠져나가지 않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의 인재 유출 문제는 개발도상국 시절과 다르다. 과거에는 선진 학문과 기술을 습득하고, 본국과의 네트워크를 통해 학술 이전과 국제 협력의 연결고리를 마련할 수도 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해석됐다. 현재도 국제 학술 네트워크 등을 형성하는 긍정적인 효과는 남아있지만, 고급 인재들이 지속적으로 유출되는 현상은 국가의 혁신 역량을 약화시킨다는 지적이다. 김천구 대한상의 지속성장이니셔티브 연구위원은 "AI·반도체·바이오·금융 등 첨단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빠져나가면서 인력난이 심화되며, 기업은 더 높은 인건비를 부담하게 된다"면서 "대학도 연구 인재 유출로 연구 수행 역량이 취약해지고 있다. 두뇌 유출은 국가의 R&D 역량을 약화시키고, 산업 경쟁력 저하와 기술력 쇠퇴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고 짚었다. 새 정부의 핵심 추진 과제인 '인공지능 3대 강국 도약'의 현실화를 위해서는 인재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특히 정부가 AI를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17년 만에 과학기술부총리 체제까지 부활시킨 상황에서, 신산업과 인재 육성에 얼마나 힘이 실릴지에도 관심이 모인다. 앞서 정부는 내년 R&D 예산에 35조3000억원을 투입하고, 인재 양성 분야에 1조3000억원을 배정했다. 특히 해외로 인재가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한 '브레인 투 코리아' 프로젝트를 통해 내년 기준 640명, 향후 5년간 2000명의 우수 인재를 유치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최근 과기정통부가 AI 융합 분야 첨단전략 연구를 이끌 '이노코어(InnoCORE) 연구단'을 중심으로 국내외 최고 수준의 박사후 연구원 400명을 채용한 것도 '인재 확보'라는 맥락에서다. 정부는 국내 대학 신규 박사 학위자를 비롯해 해외 박사 과정을 거친 인재들, 외국 국적 인재들을 채용하면서 연봉 9000만원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내년부터는 지원 대상을 전체 전략기술 분야로 확대하고, 해외 인재들의 국가 범위도 미국에서 유럽, 싱가포르 등으로 넓히기로 했다. 특히 트럼프 정부가 자국 인재 고용을 늘리겠다는 취지로 외국 전문인력 고용을 위한 H-1B 비자 수수료를 1인당 연간 1000달러에서 10만 달러로 100배 인상하면서, 글로벌 인재 이동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K비자를 적극 가동하는 중국을 비롯해 인재를 불러들이기 위한 각국의 움직임도 활발해지는 분위기다. 영국은 관련 비자 수수료를 없애는 방안 등을 거론하며 인재 유치안을 논의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인재들이 찾는 새로운 국가가 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대통령실도 미국이 세운 '비자 장벽'으로 인해 글로벌 이공계 인력을 유치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 수 있다고 보고, 각 부처에 관련 방안 마련을 지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