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80주년 광복절 경축식을 마치고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2025.08.15. photocdj@newsis.com /사진=최동준 부산개인파산신청 2001년 10.25 재보선에서 패배한 김대중 당시 대통령은 그해 11월8일 새천년민주당 총재직에서 물러났다. 이듬해 한화갑 대표최고위원이 선출되며 '대표+최고위원'으로 구성되는 지금의 지도부 체제가 탄생했다. 대통령과 여당의 분권이 제도화됐고, 한국에 대통령이 여당 총재를 겸하지 않는 시대가 열렸다. 부동산중개 권력 분산은 상당한 비용을 수반했다. 카리스마적 총재가 사라지자 이미 흔들리던 민주당과 자민련(자유민주연합) 간 공조는 무너졌다. 국정이 출렁였다. 그 파열음은 동시에 '여권도 권력을 견제할 수 있다'는 신호이기도 했다. 2003년 열린우리당이 창당됐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 직후부터 민주당 내 개혁 전주저축은행적금 파와 구(舊)주류 갈등이 심각해지던 터였다. 이듬해 노 대통령마저도 열린우리당으로 향했다. 대통령이 여당(민주당)과 결별하고 새 살림을 차린 셈이다. 2004년 탄핵소추안 표결엔 민주당 의원들이 보수정당들과 연대해 무더기로 찬성표를 던졌다. 대통령에 대한 첫 탄핵소추안이 가결됐다. 노 대통령을 지지하는 입장에서 보면 치떨리는 배신이었다. 농협 전세자금대출 달리 보면 진보진영 내부에서 전개된 절대 권력에 대한 실효적 견제였다. 물론 이 견제를 한 정치인들은 이후 유권자들에게 처절한 심판을 받았지만. 한 정치 전문가는 "1인 보스체제가 아니라 정당이 중심인 민주당의 스타일이 형성되는 과정이었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 때도 그랬다. 2020년 4월 21대 총선에서 180석(위성정 우리은행 전세자금대출 중도상환수수료 당 포함)을 확보한 민주당은 부동산 정책을 둘러싸고 대통령실과 각을 세웠다. "청와대와 정부가 당을 패싱한다"는 당내 불만이 공개적으로 표출됐다. 이해찬 대표를 중심으로 당은 재정·경제 기조와 선거전략에서 대통령실과 온도차를 여과 없이 드러냈다. 맹신보다 검증, 속도보다 토론이었다. 집권 여당과 대통령실 간 이견이 발생하면 언론은 곧바로 '갈등'이라고 쓴다. 이재명 대통령 취임 100일을 맞은 시점의 분위기도 비슷하다. 이 대통령과 정청래 당 대표 사이, 또 정 대표와 원내지도부 간에 의견차가 적잖다. 원내대표가 언성을 높이고 당대표가 사과하기도 했다.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지만, 분열한다고 꼭 망하는 건 아니다. 집권세력의 분화는 일상이다. 민주당에선 특히 그랬다. 대통령의 권위 아래 당의 충성을 갖다바치기보다는 당의 자율성과 다원성을 열어두는 게 민주당의 특성이다. 집권 세력 내부의 갈등은 자칫 국정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 국민들을 피로하게 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꼭 나쁜 건 아니다. 권력에 대한 견제가 야권 뿐 아니라 여권 내부에서도 이뤄진다는 점에서 그렇다. 최근 회동에서 이 대통령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만나고 썩 맘에 들어했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설마 대통령이 여당 대표보다 야당 대표를 더 좋아하겠나. 다만 지금은 한 식구지만 매사 조심하고 신경써야 하는 여당 대표가 더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대통령과 여당이 반드시 한 몸처럼 움직여야 할까. 당정 갈등은 어쩌면 간 상호 견제가 제대로 작동 중이란 신호일 수 있다. 민주당 정권에선 늘 그래왔다. 국익을 해치지만 않는다면 당정 간 적당한 긴장 관계도 나쁘지 않다. 우경희 기자 cheerup@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