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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11년 만에 국빈 방한했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미국과의 무역전쟁을 일단락하고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공동체(APEC) 정상회의에서 다자주의와 국제협력 논의의 중심에 서는 성과를 거뒀다. 중국은 내년 선전 APEC 정상회의에서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아시아·태평양 공동체’ 구상을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의 외교 일정은 지난달 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부산 정상회담으로 시작됐다. 정상회담 결과 미국은 무역전쟁의 채무불이행등록 발단이 된 펜타닐 관세를 20%에서 10%로 낮췄다. 중국과 미국은 또 각각 보복 조치로 취한 희토류와 기술 수출통제를 1년 유예했다. 중국은 무역전쟁 휴전과 펜타닐 관세 일부 철회뿐만 아니라 이번 정상회담이 ‘중국의 승리’였다는 평가까지 챙겼다.
시 주석은 지난달 31일 APEC 정상회의 첫 번째 세션에선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아·태 거치식 공동체를 만들자”며 ‘아·태 자유무역지대 추진’을 제안했다. 지난 1일 두 번째 세션에서는 “중국은 아·태 지역의 디지털 격차를 메우고 싶다”며 국제사회에 인공지능(AI) 공공재를 적극적으로 제공하기 위한 ‘세계인공지능협력기구’ 설립을 제안했다. 이는 중국이 2023년 발표한 ‘글로벌 AI 거버넌스 이니셔티브’를 구체화한 것이다.
시 주석 보금자리 전매제한 완화 은 저탄소 녹색 개발, AI를 활용한 보건 정책 및 인구구조 변화 대응 등도 제안했다. 시 주석의 제안은 APEC 정상들이 채택한 ‘경주 선언’에 AI와 인구 고령화 문제에 대한 APEC 차원의 협력 등으로 반영됐다.
국제사회의 리더를 자처한 시 주석의 행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APEC 정상회의 불참과 대조됐다. 알자지라는 “트럼프 대통령은 중기청 2019년 이후 처음으로 시 주석과 대면 회담을 한 뒤 떠났다. 이후 시 주석은 APEC에 중심인물로 등장했다”고 전했다. 미 경제방송 CNBC는 글로벌 AI 규제 논의와 관련해 “미국은 국제기구에서 AI를 규제하려는 노력을 항상 거부해왔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또 이번 방한 기간 일본, 태국, 캐나다, 한국 등 미국의 주요 동맹과 연 메이플브로커 달아 정상회담하며 미국의 대중국 포위망에 균열을 유도하고 중국은 미국과 달리 ‘책임 있는 대국’이라는 점을 부각했다. 시 주석과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지난달 31일 정상회담에서 ‘멍완저우 화웨이 회장 간첩 혐의 체포 사건’ 이후 냉랭했던 양국관계를 회복해 나가자는 데 합의했다. 이재명 대통령과의 정상회담도 한·중관계 회복을 알렸다고 평가받는다.
내년 APEC 정상회담은 ‘중국의 실리콘밸리’ 선전에서 열린다. 개혁·개방 전까지 어촌이었던 선전은 1980년 경제특구로 지정되면서 가공무역 중심지로 성장했고 2000년대에는 첨단기술 중심지로 거듭났다. 텐센트, 화웨이, BYD 등 첨단기술 기업 본사가 있으며 무인기 배송, 무인버스, 로봇순찰 등의 서비스가 시범 시행되고 있다. 지난해 1인당 국내총생산이 3만달러를 넘어선 선전은 중국의 기술 우위를 세계에 보여주기 최적화된 도시다.
중국은 선전 APEC 정상회의에서 아·태 공동체 구상을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시장경제와 사회주의 체제를 혼합한 ‘중국식 발전’의 효과성을 강조하며 공산당 체제에 대한 이념 공격 등을 차단하는 효과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태평양 연안에 있는 선전은 불과 수십년 만에 낙후된 어촌 마을에서 현대적인 국제 대도시로 변모했다”며 “이는 세계발전사의 기적이며 상호 이익과 윈윈을 추구하는 개방 전략에 대한 중국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창구”라고 말했다.
베이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