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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 익산체육관에서 열린 은퇴식 때 윤 감독이 꽃다발을 들고 딸을 찾았다. 윤지수는 “아빠는 한 번도 직접 경기장을 찾은 적이 없었다. 항상 멀리서 응원하던 아빠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펜싱장에 오셨다. 부녀간의 의리를 지켜주셨다”며 웃었다. 선수 생활 내내 윤지수는 ‘윤학길의 딸’로 통했다. 그만큼 아버지의 그림자는 크고 깊었다. 마냥 좋이수페타시스 주식
    지만은 않았지만 아빠의 존재가 큰 동기부여가 된 것도 사실이다. 윤지수는 “어릴 적 종종 아빠를 따라 야구장을 갔는데 아빠는 항상 스포트라이트의 중심에 있었다. 아빠처럼 나도 큰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고 했다. 어릴 때부터 유망주 소리를 들었지만 목표로 했던 올림픽 메달은 번번이 그를 외면했다. 2012년 런던 올림픽제약주
    땐 파트너 선수에 머물렀고,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선 단체전 5위를 했다. 2021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는 무릎 수술을 받아 출전을 못 할 뻔했다. 우여곡절 끝에 나선 도쿄 올림픽에서 그는 김지연, 최수연, 서지연과 함께 여자 사브르 단체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탈리아와의 동메달 결정전 한때 10점 차로 뒤졌지만 이를 45-42바다이야기게임
    로 뒤집었다. 윤지수는 6바우트에서 11점을 추가하며 역전의 발판을 놨다. 윤지수는 맏언니로 출전한 지난해 파리 올림픽에서는 후배들과 함께 여자 사브르 단체전 은메달을 수확했다. 윤 감독은 투수 시절 리그를 대표하는 선발 투수였다. 반면 딸 윤지수는 단체전에서 후반을 지키는 ‘마무리’ 역할에 더 강했다. 파리 올림픽 이후엔 윤 감독을 ‘주식고수들의모임
    윤지수 아빠’라고 부르는 사람도 많아졌다. 윤 감독과 윤지수는 전형적인 ‘경상도 부녀’다. 많은 대화는 없지만 마음으로 서로를 챙긴다. 윤지수가 올림픽 메달을 아빠의 목에 걸어줬을 때도 윤 감독은 “축하한다”는 말 대신 “잘나갈수록 겸손해라”라고 말했다. 윤지수는 “아빠다운 축하말이었다. 섭섭할 수도 있지만 맞는 말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고 했다. 올림픽을 끝으로 미련 없이 은퇴를 택한 윤지수는 올해 1월 위례신도시에 자신의 이름을 딴 펜싱클럽을 열었다.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그는 선수 때 알지 못했던 행복을 느끼고 있다. 윤지수는 “아이들이 웃으면서 펜싱을 하는 모습이 그렇게 귀여울 수 없다. 아이들의 눈을 보면 하나라도 더 가르쳐 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라고 말했다. 현장을 떠난 윤 감독은 요즘도 KBO 재능기부위원 자격으로 틈날 때마다 유망주들을 가르친다. 윤지수도 아버지의 길을 따르려 한다. 그는 “돈을 많이 벌기보다는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펜싱의 재미와 매력을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 나도 아빠처럼 받은 만큼 돌려주는 삶을 살고 싶다”고 말했다. 이헌재 스포츠부장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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