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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자자와 포살이란 어떤 의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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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4-11-07 17:57 조회80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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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는 필수적으로 다양한 의례나 의식을 요구한다. 이런 형식들을 통해 각 종교가 지향하는 근본취지와 신심을 고취하고 종교인으로서의 자세를 확립함과 동시에 결속을 다지기도 한다. 실제로 의례나 의식이 없는 종교는 존재하지 않는다. 불교의 많은 의례들 중에서 초기에 형성됭 정착한 것이 자자와 포살이다. 전자는 승려들이, 후자는 주로 재가 신도가 행하는 의례이다.
승단을 유지해 나가는 기반은 두말할 나위없이 승려의 권위이고, 이 권위는 승려의 청정성과 성스러움에서 나온다. 권위의 원천인 청정성은 승려의 생활이 실제로 얼마나 바르게 이루어지는냐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수행생활을 함에 있어, 항상 반성하고 죄르 ㄹ지었으면 참회하여 청정성을 유지해 나가게 하는 조직상의 기능이 필요하게 된다. 자자와 포살이라는 의례는 바로 그런 필요성 때문에 자연스럽게 도입된 것이다. 자자란 안거의 종료일에 그간 함께 지낸 동료들끼리 율의 가르침을 잘 준수하였는지 또는 그것을 깨뜨린 일은 없었는지를 서로 반성하고 참회하는 의식이다. 그러나 승원생활이 확립되면서 승려들은 대개 함께 거주하게 되었으므로 안거때 만 아니라 일상적인 일로서 자자와 같은 종류의 의례가 실시되었는데, 그것이 포살이다. 다시 말하면 안거 때의 참회의식은 자자이고, 일상시의 자자와 유사한 의례는 포살인 셈이다.
그러나 포살은 재가 신도에게도 일상적인 의례가 되었다. 포살이란 우뽀사타라는 인도 말의 음을 빌어 표현한 용어인데, 이는 원래 인도에서 오래전부터 시행되어 오던 습속이었다. 중요한 제사를 지내기 전에 실시하는 단식에서 유래한 것으로서, 나중에는 일반적으로 중요한 행사나 행동을 하기 위해 준비하는 일을 가리키게 되었다. 특히 사제인 바라문들은 매달 초하루와 보름을 성스러운 날로 정해놓고 그 전날 밤부터 화당에 머무르면서 단식 내지 절식을 하여 깨끗한 하루를 보내는 습관이 있었는데, 이를 흔히 포살이라고 하였다. 애초에 불교는 마음이 우선 청정해야 함을 중시하여, 그런 습속이 불필요하다고 생각하였으나, 그것이 일반 민중 사이에 뿌리 박혀 있음을 보고서 그것을 발전적으로 수용했다고 한다. 민중적인 습속의 형식은 채택하되 그 실질을 불교적 내용으로 바꾸었던 것이다. 이는 민중교화를 위해 불교가 흔히 사용했던 환골탈태의 방법이다. 그 경위야 어찌되었던 불교에도 이 습속이 비교적 일찍부터 도입되었던 것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포살은 승려들에게도 있었지만, 승려의 포살은 재가 신도의 포살과 그 내용이 다르다. 승려의 포살은 매월 2회 보름과 초하루에 상가의 승려 전원이 한 자리에 모인 가운데 열린다. 여기서는 율장에 정해진대로 승려들이 지켜야할 계율의 조목들을 읽어 나간다. 이를 위반한 승려는 그 사실을 고백하고 참회하는 것이다. 큰 죄를 범한 자는 별도의 처분을 받으며, 이 자리에 참석하지 않는다. 즉, 여기서는 비교적 가벼운 범계를 고백하고 참회하는 것이다. 이 의례는 승려 개인은 물론 상가 전체의 청정을 유지하게 하는 데에 막대한 역할을 해왔다. 그래서 이를 철저히 고수해 온 남방불교에서는 승려들이 변함없이 권위를 지켜올 수 있었던 것이다.
한편 재가신도의 포살은 성스러운 날로 정해진 날에 가까운 절에 모여 스님의 법문을 듣고 오계를 받으며, 팔재계(八齋戒)를 지키면서 깨끗한 마음으로 하루를 생활하는 것이다. 포살일에는 속인일지라도 역시 단식이나 절식을 하면서 성적행위를 금하는 등의 금욕생활을 하였다. 말하자면 이 날만은 출가수행자가 되어 불교인으로서의 참된 자세를 되새기고 다짐하는 것이다.
팔재계는 시대에 따라서 어느 정도의 차이나 발전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오계의 실천과 더불어 “때가 아닌 때에 음식물을 먹지 않는다” “꽃이나 향료로 몸을 단장하지 않으며, 그것을 즐기지도 않는다” “다리가 달린 좋은 침대가 아닌 마루에서 잔다”는 3종의 계율을 실천하는 것이다. 그리고 오계란 잘 알다시피 생명을 패치지 말라, 남의것을 탐하거나 훔치지 말라, 거짓을 말하지 말라. 잘못된 성생활을 하지말라. 정신을 가누지 못하게 할 약물 같은 것을 복용하지 말라,의 다섯 금지 조항이다. 결국 포살이란 재가 신도에게는 오계를 한층 더 확대하여 준수하면서 깨끗한 하루를 보내는 정진결재일이며, 그것을 되풀이함으로써 모든 생활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나가도록 결의를 새롭게 하여, 그 습관을 몸에 배이게 하는 날인 것이다. 이런 좋은 의례가 우리나라와 같은 대승불교권에서는 그다지 활성화되어 있지 않은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여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고 본다. 우선 사원 자체가 일반 신도로부터 거리감을 유지하려고 한다. 승단의 권위는 청정을 유지함으로써 스스로 보장받을 수 있을텐데, 속인들이 감히 접하지 못한 위치에서 권위를 지키고자 하는 경향이 승과 속의 거리감을 낳았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속인들이 가까이 접할 수 있도록 도시에 인접하거나 도시 안에 있는 사찰도 건립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이와 아울러 지적되는 원인은 계율에 대한 승속의 자세이다. 소승이라고 경시하는 남방불교에 비해 형식에 얽매이길 싫어하는 대승불교의 전반적인 경향이 계율의 엄격한 고수를 그다지 중시하지 않게 한다. 이런 경향이 결정적인 약점은 될 수 없다고 인정되지만, 포살의례의 활성화는 분명히 그러한 약점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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